Ver4.0 자동차 점화 플러그의 스파크 발생 기술: 3만 볼트 번개가 엔진 안에서 터지는 원리

자동차 점화 플러그의 스파크 발생 기술: 3만 볼트 번개가 엔진 안에서 터지는 원리
시동 버튼 한 번에, 1초에 수십 번 번개가 치는 작은 우주 이야기
야, 잠깐만. 지금 네 차 보닛 아래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아?
솔직히 우리는 그냥 버튼 누르면 부릉 하는 줄 알잖아. 근데 그 안에서는 진짜로 번개가 치고 있어. 그것도 1초에 수십 번, 아니 고속 주행 중엔 실린더 하나당 초당 50번씩.
오늘은 그 점화 플러그(Spark Plug) 라는 손가락만 한 부품이 어떻게 2만~4만 볼트짜리 전기 불꽃을 만들어내는지, 친구한테 떠들듯이 제대로 파헤쳐 볼게.
중간중간 "어 이거 내 차 얘긴데?" 싶은 실전 팁도 넣어둘 테니 끝까지 따라와.
1. 시작은 "공기는 원래 전기가 안 통한다"는 사실부터
기본 상식 하나. 공기는 절연체야. 전기가 안 통해. 그래서 전선을 공중에 띄워 놔도 괜찮은 거지.
그런데 점화 플러그는 0.8mm 정도 되는 공기 틈을 억지로 전기가 건너가게 만들어야 해. 이게 얼마나 무리한 요구냐면...
절연 파괴(Dielectric Breakdown)라는 폭력적인 방법
방법은 딱 하나야. 공기 분자를 강제로 찢어버리는 것.
전압을 계속 올리면 갭 사이 전기장이 세져. 전기장이 어느 임계점을 넘으면, 공기 중에 떠다니던 자유전자가 미친 듯이 가속돼서 근처 질소·산소 분자를 들이받아.
충돌한 분자에서 전자가 또 튀어나오고, 그 전자가 또 다른 분자를 때리고... 이게 전자 사태(Electron Avalanche)야. 눈사태처럼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지.
결국 갭 사이에 이온화된 기체 = 플라즈마 채널이 만들어지고, 그 순간 공기는 절연체에서 도체로 변신해. 이게 바로 스파크야.
표준 대기압에서의 절연 파괴 전압은?
대략 3 kV/mm. 즉 1mm 틈이면 3,000V면 튄다는 얘기.
그럼 왜 점화 플러그는 2만~4만 볼트가 필요할까? 답은 엔진 안이 대기압이 아니기 때문이야.
파셴의 법칙(Paschen's Law) — 압력이 깡패다
1889년 독일 물리학자 프리드리히 파셴이 발견한 법칙이 있어. 절연 파괴 전압은 기체의 압력(p)과 전극 간격(d)의 곱에 따라 결정된다는 거.
V_breakdown = (B · p · d) / ( ln(A · p · d) - ln[ ln(1 + 1/γ) ] )
p : 기체 압력 d : 전극 간격
A, B : 기체 고유 상수 (공기 기준)
γ : 이차 전자 방출 계수
어렵게 볼 거 없어. 핵심만 말하면 "압력이 높아지면 전압도 확 올라간다"는 거야.
가솔린 엔진의 압축 상사점 부근 실린더 내부 압력은 대기압의 15~20배, 터보 엔진은 30~40배까지 치솟아. 공기 분자들이 빽빽하게 눌려 있으니 전자가 가속할 자유 주행 거리가 짧아지고, 그만큼 더 센 전기장이 필요해지는 거지.
그래서 이런 현상이 생겨
· 시동 걸 때(압축 낮음) → 상대적으로 낮은 전압으로도 스파크 잘 튐
· 고부하 풀악셀 터보 구간 → 압력 폭증 → 실화(misfire) 위험 최고조
· 그래서 튜닝카는 일부러 플러그 갭을 좁힌다(0.8 → 0.6mm). 갭을 줄이면 필요 전압이 내려가니까.
2. 12V 배터리로 어떻게 3만 볼트를 만드냐고?
자, 여기서 진짜 재밌는 부분. 차 배터리는 고작 12V야. 스마트폰 충전기보다 조금 센 정도.
근데 플러그엔 30,000V가 필요해. 2,500배야. 이걸 어떻게 만들까?
이그니션 코일 = 자동차판 변압기
정답은 이그니션 코일(Ignition Coil). 원리는 패러데이의 전자기 유도 법칙이야.
구조를 뜯어보면 철심에 두 종류의 코일이 감겨 있어.
| 구분 | 1차 코일 | 2차 코일 |
|---|---|---|
| 전선 굵기 | 굵음 (0.5~1.0mm) | 매우 가늚 (0.05~0.1mm, 머리카락급) |
| 감은 횟수 | 150~300회 | 15,000~30,000회 |
| 흐르는 전류 | 6~12A (큼) | 수십~100mA (작음) |
| 전압 | 12~14V | 20,000~45,000V |
권선비가 대략 1 : 100이야. 그래서 12V × 100 = 1,200V... 어? 부족한데?
맞아. 여기에 비밀이 하나 더 있어. 바로 "급격한 차단".
핵심은 전류를 끊는 순간이다
유도 기전력 공식을 보자.
V = -N · (dΦ/dt)
N : 코일 권선 수
dΦ/dt : 자속의 시간 변화율
여기서 dt(변화 시간)가 분모라는 게 포인트야. 시간이 짧으면 짧을수록 전압이 폭발적으로 커져.
ECU는 1차 코일에 전류를 흘려서 철심에 자기장을 빵빵하게 저장해 둬(이걸 드웰 타임 Dwell Time이라고 불러, 보통 1.5~4ms). 그러다가 점화 타이밍에 트랜지스터(IGBT)로 전류를 순식간에 뚝 끊어.
자기장이 몇 마이크로초 만에 붕괴하면서, 2차 코일에 살인적인 전압이 유도되는 거지. 이게 진짜 마법.
에너지로 따지면?
E = ½ · L · I²
L = 5 mH (1차 인덕턴스), I = 8 A 일 때
E = 0.5 × 0.005 × 64 = 0.16 J
약 30~100 mJ(밀리줄)의 에너지가 스파크로 방출돼. 작아 보이지만, 그게 0.001초도 안 되는 순간에 몰리면 순간 출력은 수십 kW급이야.
점화 시스템의 진화사
이것도 은근 드라마틱해.
① 포인트식(접점식, ~1970년대)
캠축이 기계식 접점을 물리적으로 열고 닫아서 전류를 끊었어. 배전기(Distributor)가 로터를 돌려서 각 실린더에 전기를 배달했지. 문제는? 접점이 스파크로 계속 타들어가서 2~3만km마다 교체해야 했어.
② 트랜지스터 점화(1970~80년대)
접점 대신 반도체가 전류를 끊기 시작. 마모 없음, 정확도 상승.
③ DLI / 동시 점화(1990년대)
배전기를 없애고 코일 하나가 두 실린더를 담당. 하나는 진짜 점화, 하나는 배기 행정에 헛불꽃(Waste Spark). 낭비 같지만 배기가스 쪽이라 문제없음.
④ COP (Coil On Plug, 현재 주류)
플러그마다 코일이 하나씩. 고압 케이블 자체가 사라져서 전압 손실 제로. 실린더별로 점화 시기를 0.1도 단위로 따로 제어 가능.
요즘 GDI 터보 엔진은 여기에 멀티 스파크까지 얹어. 한 사이클에 3~5번 연속으로 불꽃을 튀겨서 희박 혼합기도 확실히 태워버리지.
3. 스파크의 3단계 — 사실 불꽃 하나가 아니다
여기서부터 진짜 덕후 영역이야. 우리가 "찌직" 하고 보는 그 불꽃, 사실 세 단계로 나뉘어 있어. 시간 단위가 다 달라.
1단계: 브레이크다운 페이즈 (약 10 나노초)
전압이 임계점을 넘는 순간, 10억 분의 10초 만에 플라즈마 채널이 뚫려. 이때 채널 온도는 무려 60,000 K. 태양 표면(5,800K)의 10배야.
전류는 순간적으로 100A 이상 치솟고, 전압은 급락해. 실제 혼합기에 불씨를 심는 건 대부분 이 단계야.
2단계: 아크 페이즈 (약 1~2 마이크로초)
전압이 50~100V 수준으로 떨어지고, 전극에서 열전자가 방출되며 아크가 유지돼. 온도는 6,000K 정도.
문제는 이 단계가 전극을 가장 많이 깎아먹는다는 거. 금속이 증발하거든. 전극 소모의 주범.
3단계: 글로우 페이즈 (1~2 밀리초)
전류가 수십 mA로 줄고, 코일에 남은 에너지가 천천히 방출되는 구간. 전체 에너지의 절반 이상이 여기서 나가.
효율은 낮지만, 희박 연소나 난류가 강한 환경에서 불씨가 꺼지지 않게 붙잡아주는 역할을 해. 보험 같은 존재.
재밌는 사실 — 스파크가 만든 최초의 불씨(화염핵, flame kernel)는 지름이 겨우 1mm 남짓이야. 이 좁쌀만 한 불씨가 1000분의 몇 초 만에 실린더 전체로 퍼져서 피스톤을 밀어내는 거지. 나비효과 실사판.
4. 전극 재질 전쟁: 구리 vs 백금 vs 이리듐
플러그 살 때 "이리듐이 좋대"라는 말 많이 듣지? 왜 좋은지 제대로 알아보자.
| 재질 | 녹는점 | 중심전극 지름 | 수명 | 특징 |
|---|---|---|---|---|
| 구리(니켈 합금) | 1,455℃ (Ni) | 2.5mm | 2~4만 km | 열전도 최고, 저렴, 마모 빠름 |
| 백금(Platinum) | 1,768℃ | 1.1mm | 6~10만 km | 내구성·가격 밸런스 |
| 이리듐(Iridium) | 2,446℃ | 0.4~0.6mm | 10~16만 km | 초미세 전극, 최고 성능 |
| 루테늄(Ruthenium) | 2,334℃ | 0.4mm급 | 15만 km+ | 최신 세대, 산화 저항 강화 |
왜 전극이 가늘수록 좋을까?
이유가 두 가지야.
① 전기장 집중 효과
뾰족한 곳에 전하가 몰리는 거 알지? 피뢰침 원리랑 똑같아. 전극 끝이 가늘면 같은 전압에서도 전기장 강도가 훨씬 세져. 그래서 더 낮은 전압으로도 스파크가 튄다. 코일 부담이 줄고, 실화 확률도 낮아져.
② 소염 작용(Quenching) 감소
이게 더 중요해. 갓 태어난 화염핵이 커다란 금속 전극에 닿으면 열을 빼앗겨서 꺼져버려. 이걸 소염이라고 해. 전극이 가늘수록 화염핵이 방해받지 않고 자유롭게 커질 수 있어.
그럼 왜 다들 이리듐 안 쓰고 구리 쓰는 데도 있나?
구리는 열전도율이 압도적이야. 그래서 열을 빨리 빼내야 하는 고출력·고압축 레이싱 엔진에서는 오히려 구리 플러그를 짧은 주기로 갈아 쓰는 게 나을 때도 있어. 또한 LPG 차량은 연소 온도가 높아서 전용 사양을 써야 해.
결론: 무조건 비싼 게 답이 아니라 '제조사 지정 사양'이 답이야.
열가(Heat Range)라는 숨은 스펙
플러그 번호에 숫자 있는 거 봤지? BKR6E-11 이런 거. 그 숫자가 열가야.
열가는 플러그가 받은 열을 얼마나 빨리 실린더 헤드로 내보내는지를 나타내.
냉형(Cold, 숫자 큼) → 열을 빨리 뺌. 고출력·터보 엔진용. 저속 시내 주행만 하면 카본이 쌓여서 실화.
열형(Hot, 숫자 작음) → 열을 천천히 뺌. 자연 흡기·저출력용. 고부하 주행 시 과열되면 조기점화(Pre-ignition) 발생.
플러그 절연체 끝단(인슐레이터 노즈)의 이상적인 작동 온도는 450℃ ~ 870℃야.
· 450℃ 미만 → 카본 안 탐, 오염 누적, 실화
· 870℃ 초과 → 플러그 자체가 발화점이 됨 → 조기점화 → 피스톤 구멍 남
이 좁은 온도 창(window)을 유지하는 게 플러그 설계의 핵심 미션이야.
5. 점화 타이밍, 0.001초의 정밀 게임
스파크를 잘 만드는 것만큼 중요한 게 "언제 튀기느냐"야.
상식적으로는 피스톤이 맨 위(상사점, TDC)에 왔을 때 터뜨려야 할 것 같지? 근데 아니야. 항상 상사점보다 먼저 점화해. 이걸 점화 진각(Ignition Advance)이라고 불러.
왜 미리 불을 붙일까?
불꽃이 실린더 전체로 퍼지는 데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야. 화염 전파 속도는 대략 초당 15~25m.
3,000rpm이면 크랭크축이 1도 돌아가는 데 약 55마이크로초밖에 안 걸려. 6,000rpm이면 그 절반.
그래서 엔진 회전수가 올라갈수록 점화 시기를 더 앞당겨야 해. 일반적인 진각량은 이래.
· 공회전(800rpm): BTDC 8~12도
· 중속(3,000rpm): BTDC 25~35도
· 고속(6,000rpm): BTDC 35~45도
MBT라는 개념
MBT = Maximum Brake Torque timing. 토크가 최대가 되는 점화 시기야.
이론적으로 최대 연소 압력이 상사점 후(ATDC) 12~15도에 도달할 때 토크가 최대가 돼. 이 지점을 맞추는 게 ECU 점화 맵의 목표지.
근데 MBT를 그대로 쓰면 노킹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아서, 실제로는 노크 한계 안쪽에서 타협해. 이걸 노크 리타드(Knock Retard)라고 해.
노킹 센서와 실시간 보정
엔진 블록에 붙은 노크 센서는 사실 피에조 소자 마이크야. 연소실에서 발생하는 특정 주파수(보통 5~15kHz)의 금속성 진동을 감지해.
노킹이 감지되면 ECU는 즉시 해당 실린더의 점화 시기를 2~3도 지각(retard)시켜. 그리고 노킹이 멈추면 다시 0.1도씩 슬금슬금 진각으로 복귀해. 이 밀당을 초당 수십 번 반복하는 거야.
여름에 저옥탄 연료 넣고 에어컨 빵빵 틀고 언덕 오를 때 차가 답답한 이유? ECU가 노킹 막으려고 점화를 늦춰서 출력을 깎고 있는 것일 가능성이 높아.
6. 현실 편: 플러그가 고장나면 생기는 일
자, 이제 실생활 얘기. 이런 증상 있으면 플러그 의심해봐.
증상 체크리스트
1) 시동이 늦게 걸린다 — 특히 추운 아침. 전극 마모로 갭이 벌어져서 필요 전압이 올라간 상태.
2) 공회전 떨림 — 차 세워두면 미세하게 부르르. 특정 실린더 실화 가능성.
3) 가속 시 울컥거림(Hesitation) — 고부하 = 고압력 = 스파크 어려움. 마모된 플러그가 가장 먼저 티 내는 구간.
4) 연비 저하 — 불완전 연소된 연료가 그냥 배기로 나감. 10~20% 하락도 흔함.
5) 체크 엔진 등 점등 + P0300번대 코드 — P0301이면 1번 실린더 실화, P0304면 4번. 숫자만 봐도 어디가 아픈지 알 수 있어.
실화를 방치하면 지갑이 털린다
타지 않은 생연료가 배기로 넘어가면 촉매 컨버터(Catalytic Converter) 안에서 연소돼. 촉매 온도가 1,000℃를 넘으면 내부 담체가 녹아내려서 완전 사망.
플러그 4개 값은 몇만 원인데, 촉매는 수십만~수백만 원이야. 실화 경고등 뜨면 바로 정비소로.
플러그 색깔로 엔진 건강 진단하기
이건 정비사들이 진짜 쓰는 기술이야. 뽑아서 절연체 끝단 색깔만 봐도 엔진 상태가 보여.
| 색상/상태 | 의미 | 조치 |
|---|---|---|
| 연한 갈색 / 회백색 | 정상. 완벽한 연소 | 그대로 유지 |
| 검은 그을음(건조) | 혼합비 농후, 에어필터 막힘, 단거리 주행 과다 | 필터 점검, 연료계통 확인 |
| 검고 기름진 젖음 | 엔진오일 유입. 피스톤링/밸브 스템 실 마모 | 압축 압력 측정 필요 |
| 백색 / 물집·수포 | 과열. 열가 부적합, 희박 연소, 냉각 불량 | 즉시 원인 규명 (엔진 위험) |
| 전극 끝이 녹거나 뭉개짐 | 조기점화 또는 심한 노킹 발생 | 연료 옥탄가·점화맵 점검 |
| 회색빛 유약 같은 광택 | 연료 첨가제 잔류물 융착, 절연 저하 | 플러그 교체 |
교체 주기와 셀프 정비 주의사항
요즘 이리듐 플러그는 10~16만 km 주기가 일반적이야. 다만 아래 조건이면 주기를 짧게 가져가.
· 단거리 반복 주행(엔진이 자주 식음) · LPG/CNG 차량 · 튜닝으로 부스트 올린 차
셀프 교체 시 꼭 지킬 것:
① 엔진이 완전히 식은 상태에서 작업. 알루미늄 헤드가 뜨거우면 나사산이 물려서 뜯겨나갈 수 있어.
② 토크 렌치 필수. M14 기준 대략 25~30 N·m. 과조임은 나사산 파손, 헐거우면 열전달 불량으로 과열.
③ 플러그 홀 주변 먼지 먼저 에어건으로 제거. 이물질이 실린더로 떨어지면 큰일.
④ 이리듐 플러그는 갭 게이지로 함부로 벌리지 마. 전극이 얇아서 부러져.
⑤ COP 코일 부트에 실리콘 그리스 얇게. 고착 방지 + 절연 보조.
자동차 정비나 공학 원리를 더 깊이 파고 싶다면, 재능넷 같은 재능 공유 플랫폼에서 현직 정비사나 기계공학 전공자들의 1:1 강의를 들어보는 것도 괜찮아. 글로 읽는 것보다 실물 보면서 배우는 게 확실히 빠르거든.
7. 미래 편: 스파크 플러그는 언제까지 살아남을까?
전기차 시대가 오면서 "점화 플러그도 곧 사라지는 거 아냐?"라는 얘기 많지. 근데 내연기관은 하이브리드 형태로 꽤 오래 남을 거고, 그동안 플러그 기술도 계속 진화 중이야.
① 코로나 방전 점화 (Corona Discharge Ignition)
기존처럼 한 점에서 아크를 튀기는 게 아니라, 고주파 전기장으로 여러 갈래의 스트리머를 만들어. 문어 다리처럼 뻗어 나가는 플라즈마 형태지.
장점은 연소실 부피 전체에 동시다발적으로 점화된다는 것. 화염 전파 거리가 짧아져서 연소 시간이 단축되고, 초희박 연소(λ > 2)도 가능해져.
Federal-Mogul의 ACIS(Advanced Corona Ignition System)가 대표적이고, 실험실에서 연비 10% 개선 결과가 보고됐어.
② 레이저 점화 (Laser Ignition)
전극 없이 고출력 펄스 레이저를 연소실 안 원하는 지점에 초점 맞춰서 광학적 절연 파괴를 일으키는 방식.
이론적 장점이 엄청나. 전극 마모 제로, 점화 위치를 연소실 중앙 어디든 자유 선택, 다중 점화 가능, 소염 현상 없음.
문제는 비용과 내구성. 레이저 창(window)에 카본이 끼면 바로 무용지물이라 아직 양산은 못 하고 있어.
③ 사전 챔버 점화 (Pre-chamber / TJI)
현재 F1과 양산차에서 실제로 쓰이는 기술이야. 마쓰다, 마세라티(Nettuno 엔진), 페라리 등이 채용했지.
작동 방식이 기가 막혀. 주 연소실 위에 작은 부실(pre-chamber)을 만들고, 거기서 먼저 점화해. 그러면 몇 개의 작은 구멍을 통해 불타는 제트 화염이 총알처럼 뿜어져 나와 주 연소실을 순식간에 점화시켜.
일반 스파크의 점화 에너지가 수십 mJ인 반면, 제트 화염의 점화 에너지는 수 J 수준. 수백 배야. 덕분에 극도로 희박한 혼합기도 안정적으로 태울 수 있어.
④ 수소 엔진용 점화 기술
수소는 최소 점화 에너지가 가솔린의 1/10 수준(0.02 mJ)으로 극도로 낮아. 불붙이기는 쉽다는 뜻.
문제는 반대야. 너무 쉽게 붙어서 조기점화와 역화(backfire)가 골칫거리. 그래서 수소 엔진용 플러그는 열가를 극단적으로 냉형으로 잡고, 전극 표면 온도를 낮게 유지하는 설계가 필요해.
정리하면 — 점화 기술의 방향은 명확해. "더 적은 연료로, 더 희박하게, 더 빠르게 태우기." 탄소 규제가 강해질수록 이 미세한 불꽃 하나를 다루는 기술이 오히려 더 중요해지고 있어.
8. 알아두면 술자리에서 써먹는 잡학
Q. 비 오는 날 시동이 잘 안 걸리는 이유?
습기 때문이야. 플러그 절연체 표면이나 코일 부트에 수분이 맺히면, 고전압이 갭을 건너뛰지 않고 표면을 타고 새어나가. 이걸 플래시오버(Flashover)라고 해. 전기는 언제나 저항이 가장 낮은 길을 선택하거든.
Q. 디젤 엔진엔 왜 점화 플러그가 없어?
디젤은 압축 착화 방식이야. 공기만 20:1 정도로 압축하면 온도가 500~700℃까지 올라가는데, 거기에 경유를 분사하면 알아서 붙어. 불꽃이 필요 없지.
대신 예열 플러그(Glow Plug)가 있어. 겨울철 냉간 시동 때 연소실을 미리 데워주는 전기 히터 역할. 스파크랑은 완전히 다른 물건이야.
Q. 로터리 엔진(마쓰다 RX)은 플러그가 두 개?
맞아. 로터리 엔진은 연소실이 길쭉한 초승달 모양이라 한 점에서 불붙이면 끝까지 번지기 전에 로터가 지나가 버려. 그래서 선행 플러그(Leading)와 후행 플러그(Trailing)를 시간차로 점화해.
Q. 점화 플러그 교체하면 출력이 올라가?
정직하게 말할게. 마모된 플러그를 새것으로 바꾸면 원래 성능이 회복되는 거지, 정상 플러그를 더 비싼 걸로 바꾼다고 출력이 오르진 않아.
"○○플러그 끼우면 마력 10 상승" 같은 광고는 거의 다 마케팅이야. 점화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면, 더 센 불꽃을 줘도 이미 다 탄 연료를 또 태울 순 없거든.
Q. 점화 플러그로 자동차 유리를 깬다는 거 진짜야?
진짜야. 플러그의 알루미나 세라믹 조각이 강화유리보다 경도가 높아서, 작은 파편을 던지면 강화유리의 표면 압축층이 깨지면서 유리 전체가 산산조각 나. 도둑들이 쓰는 수법이라 '닌자 록'이라고도 불려.
물론 절대 따라 하지 말고, 차량 내부에 귀중품 두지 않는 게 최선의 방어라는 교훈으로만 기억해 둬.
마무리: 손가락만 한 부품의 위엄
정리해보자.
점화 플러그 하나는 800℃의 열, 50기압의 압력, 3만 볼트의 전압을 동시에 견디면서, 10만 km 동안 대략 3억 번의 번개를 만들어내.
3억 번. 한 번도 안 쉬고. 그것도 매번 0.001초 이내의 정확한 타이밍으로.
가격은 몇천 원에서 몇만 원. 생각해보면 진짜 미친 가성비 아니냐?
공학이라는 게 이런 거야. 우리가 무심코 누르는 시동 버튼 하나 뒤에, 파셴의 법칙과 패러데이의 전자기 유도, 열역학과 연소공학, 재료공학이 전부 얽혀서 완벽하게 협업하고 있는 거지.
다음에 시동 걸 때 한 번쯤 생각해봐. 지금 네 발밑에서 초당 수십 개의 작은 번개가 치고 있다는 걸.
그 번개가 너를 어디론가 데려다주고 있다는 걸.
오늘의 요약 3줄
① 스파크는 공기를 강제로 이온화시켜 만든 플라즈마 통로다.
② 12V가 3만V가 되는 비결은 코일 권선비 + 전류를 순식간에 끊는 기술이다.
③ 전극은 가늘수록, 온도는 450~870℃ 사이일 때 가장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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